이명이란 실제로 외부에서 나는 소리가 없음에도 머리나 귀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환자들은 '윙~', '쐬~' 하는 소리, 매미 우는 소리, 바람 소리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이런 소리가 혼합되어 들린다고 호소한다. 이명은 타각적 이명(objectivetinnitus)과 자각적 이명(subjective tinnitus)으로 구분한다. 타각적 이명은 혈류나 근육의 경련 같은 체내의 소리가 몸을 통해 귀에 전달되어 들리며, 검사자도 그러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자각적 이명은 검사자는 들을 수 없고 환자 본인만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자각적 이명은 환청과는 다르다. 환청은 음악이나 목소리처럼 의미가 있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며,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에서 나타난다.
이명은 특히 자각적 이명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 즉 청력이 감소하는 다양한 질환 또는 청각학적/신경학적 환경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외이도 질환이나 중이염과 같이 외부의 소리가 내이로 전달이 잘 되지 않는 질환에서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더 흔하게, 달팽이관이라고 하는 청각기관내에 소리를 가미하는 유모세포의 손상이나 청신경의 기능 저하로 인해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대뇌로 전달되는 청각 신호가 감소하면, 대뇌에서는 이에 대한 반응으로 비정상적인 신경반응이 나타나 이명증상으로 발현된다. 타각적 이명은 다른 사람도 환자가 느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우로 혈관 기형을 포함한 혈관의 이상, 귓속뼈나 귀인두관(귀 안 공간과 코 뒷편을 연결해 주는 통로)을 움직이는 근육의 경련, 입천장을 움직이는 근육의 경련, 턱관절 이상 등이 체내 소리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은 많은 사람이 일시적, 혹은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국내에서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총 10,061명의 대상자 중 21.4%가 이명을 경험했다. 성가시고 신경이 쓰이거나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로 심한 이명을 경험한 환자는 약 7%였다. 최근 국내 유병률울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명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므로 현재 유병률은 21.4%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도 비슷한데, 영국에서는 17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에서 이명의 유병률은 16.2%로 보고되었고, 미국은 25%로 보고되었다. 남녀 간 이명 유병률의 차이는 조사마다 다르다.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여성(22.8%), 남성(19.5%)보다 높았으나 해외의 많은 연구에서 성별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명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면 발생과정과 양상에 대한 문진을 시행한다. 경우에 따라 정확하고 세밀하게 증상을 평가하기 위해 문진표나 설문지를 이용한다. 설문지를 작성하면 많은 항목을 자세히 평가할 수 있고, 환자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증상을 생각하여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명의 진단과 치료에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된다. 설문지에는 어느 쪽 귀 또는 머리의 어느 위치에서 증상이 나타나는지, 이명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어떤 종류의 소리가 나는지, 지속적인지 어쩌다 나타나는지, 갑자기 발생했는지 서서히 진행하는지, 원인이 될 만한 일이 있었는지, 현재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지, 동반되는 다른 증상은 없는지, 특정행동이나 조치에 의해 심화 또는 약화되는지, 이명에 대한 치료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 등과 함께 이명의 크기, 고저, 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 등의 평가 항목이 있고 이를 환자가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다. 머리를 다친 적이 있는지, 청력을 저하시키는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는지, 과도한 소음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 음주가 심한 편인지 등도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중요하므로 진료 시 반드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고막 검사는 이명을 진단할 때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검사이다. 외이도염, 중이염 등 염증성 질환이나 고막 천공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이명을 호소할 수 있다. 고막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한 원인을 발견하여 해결해 주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다.
청력저하는 이명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다. 원인 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부터 소음성 난청, 두부 외상 후 난청,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 메니에르병과 관련된 난청, 전음성 난청까지 다양한 원인이 이명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의 경우 이명이 더 흔히 발생하며, 난청의 정도와 이명의 비율 간에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이명과 관련된 난청의 유무와 형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에 적용하려면 초기에 환자의 청력상태를 평가하여 기초자료로 삼아야 한다. 순음청력검사/어음청력검사는 환자의 청력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이며 중요한 검사이다.
이명 환자 중 일부는 전음성 난청을 동반한다. 특히 중이 내 삼출액이나 만성 중이염이 동반된 경우 치료 후 이명이 소실될 수 있다. 따라서 철저한 이학적 검사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고막운동성 검사를 통해 전음성 난청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객관적 이명 중 혈관 기원의 박동성 이명이나 구개근경련 등은 고막운동성 검사상 특징적인 소견이 나타나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검사를 꼭 시행해야 한다. 등골근 반사란 저주파수의 강한 자극음에 대한 등골근의 반사 유무 및 양상을 검사하는 방법으로 환자의 중이 상태, 청력 역치 평가에 이용하며, 청각과민이 단독으로 있거나 동반된 경우 등골근 기능 장애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드물게 이명 환자에서 뇌종양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뇌간유발반응 검사는 청각신경신호가 대뇌피질까지 전달되는 경로의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로, 필요한 경우에 시행한다.
달팽이관의 외유모세포가 능동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이음향방사를 감지, 측정하는 검사이다. 외유모세포의 기능을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순음청력검사에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환자가 느끼는 이명을 객관적인 수치로 정량화하는 검사이다. 음고저 비교 검사, 음크기평형 검사 등의 항목을 통해 환자의 주관적인 이명 증상을 객관화하고 수치화한다.
■ 음고저 비교 검사
신호음을 들려주고 이명과 가장 가까운 주파수를 찾는 검사이다. 보통 이명이 없는 반대쪽 귀에 저주파수에서 고주파수로 옮겨가면서 검사를 시행하여 이명과 비슷한 주파수의 소리를 찾는다.
■ 음크기 평형 검사
환자의 이명이 얼마나 큰가를 알아내는 검사이다. 음고저비교 검사로 확인된 이명 주파수음을 이명이 있는 귀에 들려주고, 점진적으로 음량을 높여가면서 이명과 일치하는 소리 크기를 확인한다.
귀 주변의 큰 혈관에 인접한 종양성 병변이나 혈관 주행 이상은 조영제를 사용한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한쪽에서만 들리는 박동성 이명의 경우 다른 기본 검사에 이상이 없다면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여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내이도 내의 청신경 주행로나 소뇌교각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 이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조영제를 이용한 자기공명영상 진단이 필수적이다. 컴퓨터단층촬영에서 확인되지 않는 동정맥기형도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한 혈관촬영술로 확인할 수 있다.
이명은 소음노출, 난청, 중이염, 만성부비동염, 턱관절이상, 우울, 스트레스 등과 연관이 있다. 소음노출이나 중이염, 노화성 난청, 돌발성 난청 등 다양한 난청 질환에서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불안, 초조, 우울, 스트레스 등도 이명 발생 및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울감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이명이 생길 확률이 1.4배 높고,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한 이명 발생 가능성이 1.7배 높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로 이명과 연관성이 있으며, 심한 이명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명을 직접적으로 없애는 약물은 현재까지 보고된 것이 없고, 이명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약도 없다. 다만 이명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과정에서 연관된 질환이나 심리적 상태를 치료 함으로써 이명을 호전 시킬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이명의 원인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돌발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급성 이명에는 난청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가 효과적일 수 있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이명, 특히 노화성 난청보다 난청의 교정이 어려운 환자에서는 이명이 악화되는 원인인 불안이나 우울을 경감시키는 항불안제가 효과적이다. 그 밖에 환자의 상태나 이명의 원인에 따라 항우울제나 항경련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 은행잎 추출제는 혈액의 점도를 감소시키고, 혈관을 확장하여 혈액 순환을 개선해 이명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보고되었지만,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는 않았다. 귀인두관이나 중이강 내 근육(고막긴장근, 등골근)의 비정상적인 떨림으로 이명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근육의 과도한 수축과 떨림을 감소시키기 위해 신경안정제와 근육이완제를 처방한다.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근육의 수축을 억제하는 보톡스 약물을 국소적으로 해당 근육에 주사하기도 한다.
이명 재훈련 치료는 1988년 영국 런던 대학의 Jonathan Hazell과 Pawel Jastreboff 교수팀이 개발한 이래, 효과적인 이명 치료법으로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이명은 난청 등 외부 자극의 변화에 뇌가 비정상적으로 적응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명 재훈련 치료는 이렇게 비정상적인 뇌의 반응을 차단하여 이명을 호전시킨다. 우선 환자에게 이명이 발생하는 과정과 비정상적인 신경반응이 악순환에 의해 지속되고 악화되는 과정을 교육한다. 이후 이명이 불안감과 신체반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습관화하는 상담 치료를 시행한다. 상담치료와 함께 이명을 되도록 인지하지 않도록 돕는 소리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다양한 소리 발생기를 이용하여 백색 잡음 등 약한 소음을 제공하는데, 보청기나 소리발생기를 착용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이어폰이 발달하면서 소리치료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명 재훈련 치료와 함께 효과적이라고 인정받고 권장되는 치료법은 보청기이다. 특히 난청이 동반된 이명 환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보청기를 통해 감소된 청력을 보완해 주면, 감소된 뇌의 청각자극이 증가하면서 이명이 호전된다. 보청기를 착용해도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청력이 떨어진 환자는 종종 심한 이명을 호소한다. 이때는 인공와우 등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귀 주변의 정맥류나 동정맥기형 등으로 인한 박동성 이명은 수술적으로 치료한다. 약화된 혈관벽을 보강하거나, 와류가 발생하는 정맥류나 도출정맥을 제거하여 혈관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없앨 수 있다. 동정맥류는 혈관조영술을 시행하여 이상 부위를 확인하고 막아서 교정한다. 중이강 내의 근육(고막긴장근, 등골근)의 비정상적인 떨림으로 이명이 발생하는 경우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심하게 지속된다면 수술로 해당 근육을 절제하기도 한다.
이명이 생기거나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생활 속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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